가을의 끝자락에 그와 함께 길을 나서다.

서시
- 그와 함께, 길을 나서다

지금 떠나는 이 길도
먼훗날 돌아보면
추억이 되겠지.

추억의 화석이 되어
내 얼어붙은 가슴을
죽는 날까지
따뜻하게 데우며
살아 있음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겠지

식어버린 심장에
오래도록 오래도록
씨불처럼 타올라
따뜻함의 온기를 잃지 않도록
데워 주겠지

나는 이 길을
떠난다.
그와 함께

그는 내게 친구이고,
그는 내게 아버지이고,
그는 내게 스승이고,
그리고
그는 내게 ...


시월의 첫자락에 길을 나섰다.
내가 문학이라는, 문학이라는 것에 내 생을 바쳐야지하며 문학도의 꿈을 꾸던 어린 시절, 제일 가보고 싶었던 땅으로....

그 곳은 바로 땅끝 마을 해남.

이 곳은 나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단순한 지명 이상의 의미가 되는 곳이다.
지금은 낙서처럼 내 일상을 긁적이고 있지만, 그래도 한때는 문학도가 되어야지 하며 꿈꾸던 시절이 있었고, 가끔씩 그 어린 시절 내 마음을 뜨겁게 달구었던 문학 선생들이 사셨던, 혹은 다녀 가셨던, 문학 작품 속에서 다루었던 땅이었기에 꼭 한번은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하다가 어느 틈에 문학에서 시나브로 멀어지고, 삶의 이런저런 핑계로 인해 자연스레 잊혀졌던 땅으로 이번에 갔다가 왔다.

이번 길 나섬에는 내가 좋아하고, 내가 고마워하고, 내게 행복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할배와 함께 동행을 했다. 사실은 이 여행은 내가 계획을 한 것이 아니라 10월절 때문에 중국에서 나와 궁상 떨고 있는 나에게 할배가 "야, 너 나랑 여행이나 갈래?" 하시길래 아무 생각없이(아무 생각없이 나는 삶을 산다. 앞뒤 재는 것 없이...) 나도 모 큰 스케쥴이 없었던지라 "예"하고 대답하면서 이 여행은 시작이 되었다.

1박 2일로 짧게 가는 여행이라 조금은 버겁게도 느껴졌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가는 여행이라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이런덜 어떠리오, 저런덜 어떠리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과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인데 그런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첫 날은 진도로 들어가 돌고 해남으로 나와 숙박을 하는 것이었고, 둘째 날은 해남에 있는 절을 둘러 보고 땅끝마을까지 갔다가 목포 유달산을 오르는 것이 우리의 일정이었다.

길을 가는 동안 절대로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면서, 빈틈을 보였다가는 어디에 나를 버리고 가실지 모르는 분이기에, 절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라는 다짐을 하면서, 바지자락 끝까지 붙들고 따라 다녀야 한다는 생각만 하면서 할배 뒤를 쫄쫄쫄 따라 다녔다. 똥 마려운 강아쥐마냥 말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목포행 KTX를 용산에서 타고 목포에 도착을 하니 점심 시간, 다음 일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시간 조율을 하면서 시외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다행히 진도로 들어가는 버스편이 시간대별로 있어 이동을 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먼저 점심 시간을 지나가고 있었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식당을 찾다가 조금 어중간하게 남았는 시간 때문에 터미널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솔직히 역이나 터미널에서는 음식 먹지 말라는 말이 있기는 한데, 역시나 맞았다. 오늘의 점심 배식은 실패를 했다. 내 혀가 기억하고 있는 전라도 음식이 아니었다고나 해야할까?, 그냥 밥이 있기 때문에 먹는다는 느낌..(사실 이번 전라도 여행을 하는 동안 먹었던 모든 음식은 실패 했다. 우리가 맛집 여행을 다니며 찾아 다닌 것이 아니라 일반 서민들, 아무나 길을 가다가 먹을 수 있는 곳에 들러 먹었던 것이라 더더욱 실망을 했다고 할까..)

할배도 궁시렁궁시렁 거리신다. 맛이 좀 없었지 하시면서 말이다.

진도행 버스에 몸을 싣고 드뎌 출발..

그러고 보니 목포도 오래간만에 오는 오기는 왔다.
고등학교 2학년때 가출(물론 담임을 잘만나 하루 결석처리하고 돌아오는 조건으로, 집에서는 친구집에서 공부하고 오는 것으로, 비용은 참고서 산다고  삥땅 친걸로) 아닌 가출을 했을 떄 왔던 곳이 이 곳이었는데.. 내 어릴때의 편린 중에 하나가 묻혀 있는 곳이기도 하다.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그대에게 ]

- 여백을 위한 쉼

그대 지금까지 걸어온 길 만큼,

이제 쉬어라

그대의 어깨 위에 지워졌던 짐

그대 앉은 자리에 내려놓고,

주인 잘못만나 고생했던

두 다리 주무르며

그대 마음 속으로 불어가던

바람의 끝자락을 잡고,

그대의

그대를 위한

발걸음을 옮겨라

걸어온

길 만큼의 피곤함

이제는 잊고

그대 걸어 온 길만큼,

여백이 있는 쉼을

즐겨라.


고생 하셨습니다.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년은,
길 위에서 언제나 가야할 길을 바라본다.

내게 남은 존재의 시간과 내가 정의 내릴 수 있는 내 존재성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우리는 죽고 살고 죽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시간을 만족하며 한발 한발 내일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뒤돌아 보면 가슴 아리는 시간들이 널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사람...

사랑...

사유...

사멸...

가슴 속에서 사랑이라는 단어와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잠시 버리고, 정이라는 단어를  잠시 지우개로 지운다.

내 마음이 니 마음 같지 않으니.. 니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으니....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잠시 길 위에서 돌아서 본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아래를 바라본다...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본다.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信仰

할매요,
할매요
나의 할매요

제게는 종교이신
당신은,
제 생명의 선조이시며,
제 가냘펐던 생명의
끈을
절대 놓치시지 않으셨던
당신은,
절대적
생명의 신비를 간직하신
당신은

제게
어머니이시자
신앙이십니다.


------------------------------------------------------------------------------

내 유년의 절반은 뿌연 흙먼지 날리던 돌길과 사방으로 산이 보이던 촌구석에 묻혀있다.

아침이면 검정색 교복을 빳빳하게 다려입은 까까머리 혹은 곱게 땋아 내린 머리가 유난히 이뻤던 학생들이 등교하는 혹은 하교하는 모습이 보이던 길가의 집에서 보냈다.

내 유년의 모든 기억 속에는 할머니와 함께한 기억 밖에 없다.

땡볕에 고매밭을 일구시던... 보리밭에 난 풀을 뽑으시던.. 어린 나를 들쳐 업으셨거나 혹은 리어커에 태우고 언덕길을 오르시던.. 내 할머니와 함께한.. 기억이..

할머니는 내게 신앙이다.

어린 목숨줄 끊어지지 않게 지켜 주셨던..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아란 하늘에 걸처져 있는 전기선들처럼..

우리는 얼마나 많은 [煩惱]를 가슴 속에 담고 살아가고 있는가..

그대 웃고 있지만.. 울고 있을 그대...

언제쯤 내 가슴 속에 스몄는 [煩惱]들을 털어내 버리고.. 해탈의 경지에 오를지..

그리고 열반의 불꽃 속으로 들어가게 될지..

나는 오늘도 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보시의 손을 내민다.

나는 오늘도 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에 보시의 손을 감춘다.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근하는 아침이면 만나는 모자상이다.

가톨릭 신자라면 통밥으로, 잔모리 살짝 굴려서 저 석조상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것이다.
바로 동정녀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 상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빛 중에 하나가 어머니가 자기의 자식을 바라보는 사랑 충만한 눈길일 것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빛 중에 하나가 자식이 어머니를 바라보는 사랑 충만한 눈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는 저 의미의 눈빛을 타인을 통해서는 많이 보았지만, 진작 내 자신은 가져보지 못한 눈빛이다.

세상의 사랑 중에 조건없는 사랑..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든다.

폐륜이라는 말이.. 자신이 낳은 자식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이 세상에서.. 가끔 이 단어가 머릿속에 머물다 간다.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벌써 시월이네요
구월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직장 옮기고, 이사하고, 새로운 프로젝트 계획 세우고 시안 작업하고..
몸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느라 앓이를 했고..

새로운 시월도 변한 것은 없겠지만.. 작업은 계속 되어질 것 같습니다.

시월이 되니.. 괜스레 로맨티시즘에 빠집니다.
시월의 밤.. 귀뚜라미 울음 소리에.. 창가를 환하게 밝혀주던 달빛이 흐르던 동화의 풍경이 있던.. 유년의 가난했지만.. 따뜻했던 시간들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그리고 가물가물 위태하게 타오르던 호롱불 아래에서 바느질 하시던 할머니의 모습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풍경이지만요...
그 시간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암만해도 그 시절의 따뜻함만은 찾지를 못할 것 같아 두렵습니다.

------------------------------------------------------------------------------

당신의 창을 밝혀주는
호롱불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이 잠든 밤의 안식을
지켜주는
호롱불이고 싶습니다.

당신이 깨어났을 때
나는 깊은 잠에 빠지겠지요
다시 당신이 잠들
밤을 기약하며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기다림 속에는 돌아올 사람에 대한 설레임이 묻어 있는가 하면, 돌아올 사람에 대한 슬픔이 동시에 스며있다.
전자는 돌아올 사람에 대한 기약이 있는 것이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미련에 의한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에 기댄 어리석은 기다림이다.
사랑하는 떠나보낸 이들이 이런 미련스런, 혹시나 돌아올까, 돌아올꺼야 자기 위안적인 생각을 하며 하루 하루를 힘겹게 보낸다.

물론 나 자신도 그런지 모른다.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도 만날 수 없는 기다림임을 알면서도 나는 혹시나 하는 아둔한 짓을 하고 있다. 그들은 절대로 돌아 오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 건널목을 지나가면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거나, 혹시나 뒷모습이 비슷한 이가 지나가면 뛰어가 보기도 한다.
물론 다 부질 없다.

그래서 기다림 속에는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스며있다.

망부석이 된 여인네처럼.. 나는 오늘도 그들을 기다린다.
아니 그들이 기다리는 시간의 문 앞으로 다가가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

사랑했던 당신
이제 편히 쉬어라
지나가는 바람에 쥐고 있던
당신의 손
건네주고 돌아서는데
이제 당신은 행복할지언데
이제 당신은 행복해질언데
이네의 가슴은 왜이리
싸~~아아 해지는지
밀물이 빠져나간 개펄처럼
황량한지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추석에는 무학산이라는 곳을 다녀 왔습니다.
쉬고 싶은 마음에 추석 하루만 집에서 보내고 오후에 내려와 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무학산을 올랐죠

코스를 보니 여러곳이 있는데.. 제가 선택한 코스가 상당히 가파른 곳이라 오를 때 상당히 힘이 들긴 들더군요.. 더군다나 초행길이고.. 오래간만에 산을 오르는거라 몸도 따라가지 않고...

산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그만 입을 딱 벌리고 말았습니다.
눈 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 나를 눈 감게 만들더군요..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정도였거든요.. 입을 벌린채 멍하니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무어라 할 말이..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가끔씩 자연 앞에 서면 내가 품고 있는 생각들이 미천하다는 것을 깨달을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 때가 바로 그때가 아니였나하고 생각이 됩니다.

------------------------------------------------------------------------------

너는 나를 따뜻히 감싸 안아 주는데
아직도 나는 너를 감싸주지 못하고
너에게 등 돌리고 앉아 있구나
너는 내게 웃으며
그래 그래 천천히 걸어오느라
물가에 내 놓은 아이처럼 마음 졸이며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당신을 느끼지 못하고
당신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니

한 줌의 바람처럼 의미없는 울부짖음의 인생
바둥바둥 부여잡으려 애써며
오늘도 하루를 가는구나.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방이라도.. 무슨 말이라도 한마디하면 가슴 속에 꼭꼭 누르고 있던 서러움이 한번에 쏟아져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 낼 것 같은 낮게 깔리운 하늘을 바라본다.

먹구름이 깔리운 하늘.. 더더욱 먹물의 농도는 짙어지고.. 있고..

책상 위에 놓인 찻잔에 손을 가져가 본다.
방금 내린 녹차의 따스함이 손 끝으로 전해져 온다.

창가에 맺히지도 못하고 흘러내리는 빗방울.. 雨滴,
어디론가 스며들려고.. 누군가의 가슴 속에 스며들려고.. 몸부림 쳐 보지만 이내 스미지 못한 빗방울은 흘러 내린다.

사랑...
사랑..

누군가의 가슴에 맺히지 못하고 흘러 내리는 사랑..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짝사랑하는 이의 외사랑이 창가에 스미는 雨滴처럼 느껴진다.
가슴 아픈.. 잊혀짐조차 없는 쓸쓸한 사랑..

------------------------------------------------------------------------------

미련한 사랑

당신은 제 가슴 속에 계시지만, 당신의 가슴 속엔 저는 없습니다.
저는 당신의 숨결을 느끼고, 당신에게서 풍겨오는 싱그러운 아침 공기와 같은 향기를 느낄 수 있지만, 당신은 저를 느끼지 못합니다. 왜냐고요, 저는 당신에게 무채색일뿐이니 말입니다.
저의 존재가 당신에겐, 당신의 가슴에 맺히기도 전에 흘러내리는 빗방울 같은, 땅바닥에 떨어져 흩어지는 빗방울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지만, 언젠가 당신의 가슴 속에 조용히 스밀 그 날을 기약 아닌 기약을 하며, 오늘도 당신을 제 가슴 속에 새겨 봅니다.

비록 저 혼자 울고, 저 혼자 웃으며, 저 혼자 행복에 젖을 뿐이겠지만
언젠가 당신의 가슴 속에 맺힐 그 날을 기약하며, 당신을 바라보옵니다.
그 날을 기약하며.. 말입니다.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끔씩 지나가는 말로 우리는 이런 말을 할때가 있을 것이다.

"당신과 나는 인연이 아니예요, 그러니 헤어져요"

이제는 삼류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너무나 남루한 이 말을 말이다.

그래요, 당신과 나는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당신과 나는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당신과 나는 수 많았던 그 시간을 함께하고도 인연이 아니었다라는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해바라기라는 영화를 보면 광활한 러시아 평원을 뒤덮은 해바라기 밭을 배경으로 길게 뻗은 평행선의 철도.. 우리는 이미 서로 마주보면 끝없이 뻗은 철길을 바라보면서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그녀의 남편과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직감했듯이...

------------------------------------------------------------------------------


   - 해바라기 연가

맞주보는 그리움으로
당신은 그 자리에
늘 서 계시고
나는,
나의 자리를 지키며
당신이 안계신 밤의 고독을
홀로 견디며,
아침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당신과 난,
그리움의 因緣으로
묶여 있기에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무나 이뿐 그녀

그녀는 언제나 그 곳에 서서 뭇남성들의 시선 혹은, 여성들의 시선을 받습니다.
어떨때는 무심함으로, 어떨때는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그 곳에 서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은 그녀는 나오지 않습니다.
햇볕이 좋은 날만 그녀는 나와 언제나 똑같은 그 자리에 서서 하루를 보내다 갑니다.
시기어린 여성들의 손길을 하루에도 수십번도 더 느끼지만, 그녀는 짜증내는 일이 없습니다.
그것이 숙명인듯 그녀는 그 모든 것들을 받아 들입니다.

혹시, 운이 좋아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주어야할 때까 생기면
그녀는 이제 그 자리에 더 이상 서 있지 않습니다.
그녀는 구석진 자리에 누워 있거나 비스듬이 서 있거나
멍하니 허공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벌거벗은 채로
그녀가 서 있던 그 자리엔 벌써 다른 이가 들어와
그녀가 하던 역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어쩌면 우리의 삶도 저 마네킹처럼 그러하겠지.. 참으로 쓸쓸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갑자기..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는 참으로 수많은 끈을 쥐고 살아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목숨줄과 인연의 끈일 것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는, 인위적으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하늘에 그 운명을 맏기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돌아보라
얼마나 당신에게 많은 끈이 이어져 있는지
악연이든, 호연이든 말이다.

------------------------------------------------------------------------------

그대 잡고 있는 그 끈을 놓지 말아주오


그대 쥐고 있는
그 끈을 놓지 말아주오.

모르는 타인들처럼
돌아서 각자의 길을
걸어 갈지라도,
그대와 나를 이어주던
인연의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을테니

먼 시간이 지나
퇴적된 기억으로 남을지라도
그대와 나,
우연처럼 스쳐지나갈지라도
운명으로 이어진 이 끈은
쉽게 끊어지지 않을테니
그대는 나를 알아볼 것이고
나도 그대를 알아볼터이니
무디어진 감정의 계곡에 균열이 생기고
다시금 되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안타까워 할지언정
그대 쥐고 있는
그 끈을 제발 놓지 말아주오
말아주오

질긴 한 목숨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그 끈을 제발 놓지 말아주오
말아주오
Posted by Peter SEO
사용자 삽입 이미지

解脫

촛불에 흔들리는 그림자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그대로 한세상 살아갈지어니
사념의 사막을 오늘도 건너간다.

------------------------------------------------------------------------------

속세의 긴 그림자를 이 길 어딘가에 내 육신을 묻지 않는 이상은 지우기 힘들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흔들리는 촛불 앞의 그림자처럼, 가만히 있어도 울어대는 풍경처럼 그렇게 매일 내 마음속을 파고드는 사념들과 싸우며 살아갈터이니
그래도 그것들이 나를 한번 더 되돌아보게 만들고, 그래도 그것들이 나를 한번 더 눈감게 만들고, 그래도 그것들이 나의 입을 한번 더 다물게 만들지어니.. 그것들 또한 나의 생이거늘..
그렇게 그렇게 사념의 사막을 오늘도 건너면서 나는 열반의 해탈을 꿈꾼다.
Posted by Peter SEO